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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이전까지만해도 남아있던 우리나라 고대건축 본문

한국역사

임진왜란 이전까지만해도 남아있던 우리나라 고대건축

nokchawooyu 2018. 11. 8. 18:08
14세기 경주 시내의 모습을 묘사한 기록 -

멀리 조망하려 서루에 오르니, 처마와 기둥이 날고 춤추는 듯 남쪽 트인 곳에 반듯한 거리마다
집과 절이 늘어섯네 문물은 신라의 옛 땅이라 금찰(황금절집)들이 인가 사이에 섞여 있어
세어보니 열에 아홉은 되는듯 성적이 세속에 섞여 있어서, 지나가는 길손이 구경하기에 바쁘도다.
제일가는 큰 저택과 구슬로 된 궁궐들이, 전란 뒤에 돌밭을 이루었구나 법당 안에는 백의관음이 있으니, 묘한 조화가 비할 데 없다네 >


신라후기,고려,조선초까지의 문집 내용을 담은 [속 동문선] 이라는 책의 기행문 -

조선전기시대 인물 김일손(1464~1498년)이 지리산을 기행하고 쓴 "속두류록" 중에서 발췌한 부분인데
여기에서 신라시대의 사찰로 보이는 고찰이 하나 나옵니다. 
단속사인데 단속사가 최소 763년에 지어졌고 김일손이 이 사찰들 들른 시점이 무려 700년 이상이 지난 시점입니다. 그리고 이 단속사에는 신라최고의 화고 솔거가 그린 유마거사상이 보존되어 있던 곳입니다.

문에 들어서니 옛 불전이 있는데 구조가 심히 완박하고, 벽에 면류관을 쓴 두 화상이 있다.
사는 중이 말하기를, " 신라 신하 유순이라는 자가 국로을 사양하고 몸을 바쳐 이 절을 창설하자
단속이라 이름을 짓고, 제 임금의 상을 그린 판기가 남아있습니다 " 라고 한다

내가 낮게 여겨 살펴보지 않고 행랑을 따라 걸어서 장옥 아래로 행하여 50보를 나가니 누가 있는데,
제작이 매우 오래되어 대들보와 기둥이 모두 삭았으나 오히려 올라 구경할만 하였다. >


조선시대 정인지(1396~1478)이 쓴 기행문 중 경주에 대한 묘사 -

번화하고 아름다움이 남쪽 지방에서 으뜸이다. >


매월당 김시습(1435~1493) 역시 1465년부터 7년간 경주 남산에 거주하며 남긴 기록 -

백률사 누각에 올라가 바라보면서

느릅나무 높고 낮게 흰 안개를 뿜는데
인가와 절집이 이웃하여 잇대 있구나 >


복령사 벽에 있는 시에 차운함 - 성현 (1477년) - 

절집의 문을 여니
갑자기 우뚝하게 황금을 입힌 동인 (동불)이 서있고
누각들은 높이 솟아
크고 작은 푸른 나무들을 압도하고 있네 >


복령사 - 朴誾(박은) (1502년) - 

가람은 실로(도리어) 신라시대의 옛 건물
천불상은 다 축국에서 가져온 것들 > 


14세기 권근이 고려 개경의 연복사 5층 목탑에 올라 개경을 바라보며 - 

사원과 탑과 묘당의 시설이 우뚝우뚝 높이 솟아 서로 바라보며 천하에 가득 찼다. 우리 동방은 신라 말부터 부처를 받들어 섬김이 더욱 공손하여 성중의 절이 민가보다 더 많을 정도였고, 그 법당 건물의 웅장하고 우뚝한 것은 지금까지 아직 남아 있을 정도이니, 그 당시의 존숭함이 지극하였던 것을 상상할 수 있다. 고려는 왕씨(王氏)가 나라를 통합하던 초기부터 신라를 그대로 따라 고치지 아니하여, 은밀한 도움이 되도록 하여 서울과 지방에 절을 많이 설치하였으니, 이른바 비보사찰(裨補寺刹, 국토의 형세에 따라 절을 세워 모자람을 보충하는 절)이라는 것이 이것이다.>


이것은 임진왜란 이전 12세기의 기록이지만 당시 신라의 수도 경주의 영화와 번영함을 보여주는 기록이라 남깁니다. 고려 문신 정지상 -

< 백률사 전각에서

새벽에 일어나 다락맡 발을 걸고 하늘을 바라보니,
다락 밑이 곧 계림이니라. 이기하고 괴이함이 헤아릴 수가 없구나
싱싱한 나부 뿜는 기운 골마다 자욱하고 거리는 바둑판과 같도다.

흰 구름 동산에 날고 푸른 물 서쪽 개로 달리도다.
우뚝 솟은 황금의 절집 해돋는 아침에 서로 바라보며
월성 안에 삼삼히 벌려진 꽃들과 대나무 이제는 주인 없어 > 
(중략)

월성안에는 대나무와 꽃들이 만발했고 
경주는 바둑판과 같이 체계적으로 계획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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